숨 어반’이란 이름은 건축주 부부가 처음부터 지어 온 것이었다. 천안 외곽의 어느 저수지 앞에서 부모님께서 운영하고 계신 카페 이름인 ‘숨’의 시내 버전이란 의미였다. 첫 미팅을 위해 방문한 카페 ‘숨’은 주변에 산과 물이 보이는 자연 속의 공간이었다. 반면 차를 타고 이동한 건축 예정 대지는 도시의 한가운데, 차량 통행이 많은 넓은 도로 앞에 위치한 곳이었다. 더욱이 주변의 상권은 특별할 것 없어보였고, 유동인구도 거의 없이 소규모 주택과 점포들이 혼재되어 있는 약간은 소외된 듯 보이는 위치였다. 대지를 한번 둘러보니, 이 곳에 베이커리 카페를 열겠다는 건축주 부부의 용기가 존경스러워 졌다. 그들의 용기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우리도 천안에서 보지 못한 건축물을 만들어 드리겠노라고 호기롭게 약속했다.

우리는 우선 대지 주변의 극도로 어지러운 환경을 어떻게 정리할지부터 궁리하였다. 그리고 걸어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는 대신 전면 도로에 많은 차량이 지나다니는 상황을 극복할 필요가 있어보였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기 위해 거리에서의 시인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고자 하였. 이미 주변의 상가들은 번쩍번쩍한 대형 간판들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대신 아무 것도 안하기로 했다. 정확히 말하면 외부의 장식은 최대한 배제하고, 전면에 약간의 포인트만 주기로 했다. 건물의 형태는 직사각형의 반듯한 노출콘크리트로 하고, 도로측 면은 폴리카보네이트판을 이중으로 설치해서 낮에는 실내로 햇빛이 은은하게 들어오고, 밤에는 밖으로 빛을 뿜어내서 하나의 거대한 조명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무릎 높이 정도까지는 유리로 창을 내줘서 카페 안을 슬쩍 보여줄 수 있는 작은 틈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이 폴리카보네이트판이 놀랍게도 주변의 어지러운 빛들을 신비롭게 변화시켜서 반사시키거나 실내로 전달해 주는 예상치 못한 효과가 있었다.

 

 

 

 

 

우리는 이 곳이 비밀스러운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뭔가 속을 알 수 없는 겉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무겁고 거대한 문을 밀고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은 곳 말이다. 긴 콘크리트벽의 가운데에서 주변의 빛을 반사하고 있는 높고 넓은 문은 방문자들에게 당혹감을 주는 존재이지만, 그 경계를 넘어가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녹색의 정원과 마주하게 된다. 이 베이커리 카페의 중심에는 삼각형의 중정이 자리하고 있고, 큰 키의 단풍나무와 바위, 초화들로 꾸며져 있다. 우리는 이 중정이 숨 어반 설계의 시작점이자 마침표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변변한 가로수 하나 없는 이 삭막해 보이는 동네에 작게나마 숲과 바람을 들여오고 싶었다. 시시각각, 계절 따라 변하는 중정의 모습은 이 곳의 모습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의 생각이 잘못되진 않았는지 이 곳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작은 새들도 끌어들이는 장소가 되었다. 중정은 2층과 테라스까지 트여 있어 카페의 어느 곳에서도 조망할 수 있다. 주변의 테이블과 의자도 되도록 낮게 만들어 정원을 즐기는데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였다.

 

 

 

 

 

1층의 중정 주변에는 현장에서 타설한 콘크리트로 만든 긴 테이블과 카운터가 있어, 실내 인테리어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내부의 마감도 최대한 장식을 배제하고 정숙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카페에 들어오면 오롯이 중정과 은은히 들어오는 햇빛만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지붕을 받치기 위한 철골 기둥은 2층 높이의 유리창을 잡아주는 프레임이 되고, 2층 슬래브는 스틸 로드로 지붕 슬래브에 매달아서 건물 중간에 떠 있게 만들었다. 이런 방법으로 중앙로의 개방감을 최대한 확보해 줄 수 있었다. 2층의 절반은 노출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테라스를 두어 실외에서 바람을 쐬며 이 장소를 즐길 수 있길 바랬다. 동쪽 끝에 있는 계단식의 목재 데크에 앉으면 해질녘에 매우 아름다운 노을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 공간은 앞으로 카페가 성장해 나가면서 더욱 완성도 있는 루프탑 테라스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숨 어반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하나의 거대한 바위 덩어리와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그 주변의 어느 곳보다도 더 생기 넘치고, 많은 움직임이 있는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안에서 사람들이 잠시의 평온을 얻고, 바쁜 일상 속에 작지만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위   치 : 충청남도 천안시 쌍용동

용   도 : 카페

대지면적 : 486.30㎡

건축면적 : 250.39㎡

연면적 : 360.19㎡

규   모 : 지상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일부 철골조

외부마감 : 노출콘크리트, 폴리카보네이트

설계기간 : 2018.10 ~ 2019.06

시공기간 : 2019.07 ~ 2019. 04 

구조설계 : S.D.M구조

시    공 : 태연디앤에프

조    경 : 안마당더랩

사    진 : 박수환

 

Location : Cheonan-si, Chungcheongnam-do, Korea

Program : cafe

Site area : 486.30㎡

Building area : 250.39㎡

Gross floor area : 360.19㎡

Building scope : 2F

Structure : reinforced concrete, steel frame

Exterior finishing : exposed concrete, polycarbonate

Design period : 2018.10 ~ 2019.06

Construction period : 2019.07 ~ 2019.04

Structural engineering : S.D.M Partners

Construction : Taeyoun D&F

Landscape design : ATL(anmadang the lab)

Photograph : Suhwan Park